지난 19일 배우 김수현, 빅뱅 멤버 지드래곤 등 유명 연예인들이 살았거나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울 성수동 고급 주상복합 갤러리아포레를 지나 작은 카페와 음식점 등이 즐비한 폭이 채 4m가 안 되는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 30m쯤 가자 하얀 건물에 확 트인 유리창과 개성있는 인테리어가 눈길을 붙들었다. 건물 1층 안쪽으로 나있는 입구로 들어가니 주로 20대로 보이는 젊은층 20여명이 입장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줄 서 기다리는 와중에도 연신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 찍기에 여념없던 인파들 사이에서 “인스타(인스타그램)에 올려야지” 같은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최근 인생샷 명소로 떠오른 이곳은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카누하우스’다. 커피믹스로 유명한 동서식품이 ‘카누 캡슐’을 홍보하기 위해 처음 선보인 팝업스토어다. 성수동 빈 건물을 빌려 꾸민 이 팝업에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인증샷’ 용으로 선호하는 ‘힙’한 전시와 각종 놀거리로 채워져 있었다.다음달 21일까지 두 달여간 운영되는 카누하우스는 하루 1000~1300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 1층~지상 4층과 루프탑 공간까지 총 6개 층으로 이뤄진 공간에서는 캡슐커피 신제품 ‘카누 바리스타’를 무료 시음하고 현장 구매도 할 수 있다. 2층에 마련된 즉석 사진 기계가 특히 인기가 높아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촬영할 수 있을 정도였다.
4층 에스프레소 바에선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을 통해 콘파냐, 마키아토, 에스프레소 등의 카뉴 캡슐 커피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재창조한 메뉴를 마셔볼 수 있다. 옥상 공간인 5층으로 올라가면 야외 루프탑이 마련돼 있다. 특히 성수동 골목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 루프탑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생샷을 남기는 ‘사진 맛집’으로 떠올랐다.동서식품은 국내 믹스커피 시장 80% 넘는 점유율의 1위 기업이다. 그러나 믹스커피 주 고객 연령층이 점차 고령화하면서 매출이 정체되는 국면이다. 업계에 따르면 믹스커피 시장은 2018년 9182억원에서 2020년 7879억원으로 줄며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반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1000억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2500억원을 넘어서면서 4년 만에 2배 이상 커졌다. 이 시장은 네스프레소, 네스카페 돌체구스토를 앞세운 네슬레코리아가 점유율 80%가량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동서식품이 한국인 입맛에 맞게 직접 개발한 캡슐커피를 내놓으면서 도전장을 던진 상황이다.
동서식품은 10년 전부터 미국 크래프트하인즈의 캡슐커피 '타시모'를 소량 수입·판매해왔지만 커피 머신과 캡슐을 자체 개발해 시장에 본격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캡슐커피 시장 1위 네슬레코리아에서도 카누하우스와 제품을 살펴보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기존 캡슐커피는 에스프레소 중심으로 구성돼 있지만 카누 바리스타는 한국인 선호도가 높은 아메리카노에 특화된 제품“이라며 ”캡슐 하나로 머그잔 가득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으며 특히 커피 머신에는 원두 가루를 단단하게 눌러주는 '트라이앵글 탬핑' 특허기술이 적용돼 커피의 향미와 퀄리티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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